고용노동부는 2026년 7월 2일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 개정판(이하 ‘개정 매뉴얼’)을 발간하였습니다. 이번 개정은 2026년 4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지침 개정에 이은 후속 조치로서, 사업장 단계 조사 절차의 공정성 강화와 2023년 매뉴얼 개정 이후 축적된 판례·사례의 반영을 주된 내용으로 합니다. 개정 매뉴얼과 함께 노사 안내자료 및 개정 표준취업규칙도 공개되었습니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개정 매뉴얼의 주요 내용과 고용노동부의 정책 방향, 기업 실무상 유의사항을 정리하였습니다.
개정 배경 및 경과
신고 건수의 지속 증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제76조의3)는 2019년 7월 시행 이후 신고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왔습니다. 고용노동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 건수는 2022년 8,961건에서 2025년 16,373건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신속한 피해 구제가 필요한 사건과 함께,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신고의 오·남용 사례도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조사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된 사건에서 사용자 스스로 조사 주체가 되는 이른바 ‘셀프조사’의 공정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4월 신고사건 처리지침을 개정하여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행위자로 신고된 사건에 대하여 근로감독관이 선제적으로 직접 조사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이번 개정 매뉴얼을 통해 사업장 자체 조사 단계의 기준을 구체화하였습니다.
조사 절차의 공정성 강화
- 행위자인 사용자의 조사 배제: 개정 매뉴얼은 사용자가 괴롭힘 행위자로 신고된 경우 객관적인 조사를 위하여 외부 전문가·기관을 조사에 참여시키거나, 조사·보고·결재 과정에서 행위자인 사용자를 배제하도록 하였습니다.
- 조사위원회 구성 및 기피·회피 절차: 사업장이 자체 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피해근로자 등에게 조사위원회의 구성·절차·방법 및 조사 과정을 안내하고, 피해근로자 등이 객관적인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위원에 대하여 기피를 신청하거나 해당 위원이 스스로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제시하였습니다. 아울러 자체 조사의 결과와 판단 근거를 신고인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하였습니다.
- 표준취업규칙 반영: 고용노동부는 위 조사 절차에 관한 사항을 반영하여 표준취업규칙 문안을 함께 개정·공개하였으므로, 각 사업장은 이를 참고하여 취업규칙 및 내부 규정을 정비할 수 있습니다.
성립요건·조치의무 관련 판단 사례 보강
- 사례 보강 방식: 개정 매뉴얼은 2023년 개정 이후 축적된 판례·사례를 조사 단계별, 판단요건별, 행동유형별로 추가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된 사례와 인정되지 않은 사례를 함께 제시하여 조사 담당자와 노사가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성립요건 관련: 행위자가 피해자와 동급자이거나 하급자인 경우에도 사실상의 우위가 인정되면 관계의 우위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판단, 외견상 업무지시의 형식을 갖추었더라도 업무상 명백히 불필요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행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초과할 수 있다는 판단이 소개되었습니다. 반면 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한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 교육 목적의 질책, 일회적·우발적 언행 등이 업무상 적정범위 내로 판단되어 괴롭힘 성립이 부정된 사례도 함께 수록되었습니다.
- 사용자 조치의무 관련: 명시적인 신고가 없더라도 직원들의 집단적 탄원이나 퇴사 면담 등을 통해 괴롭힘 발생을 인지한 경우 사용자에게 조사의무가 인정된다는 판단, 조사가 장기간 지연된 후에 이루어진 조치는 조사기간 중 적절한 피해자 보호조치로 볼 수 없다는 판단,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은 전보 발령이 불리한 처우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 조사결과보고서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하여 비밀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는 판단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신고 오·남용에 대한 대응 기준
- 징계 가능성을 인정한 판결의 소개: 개정 매뉴얼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과도하거나 근거 없는 신고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밝히면서, 뚜렷한 근거 없이 반복된 신고로 업무를 방해하고 직장질서를 훼손한 경우(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2. 11. 선고 2024가합50832 판결), 다수 직원과의 불화 속에 신고를 반복하며 유급휴가를 부여받은 경우(서울행정법원 2026. 1. 29. 선고 2025구합52141 판결), 자신에 대한 징계를 방어할 목적으로 허위 신고를 한 경우(서울행정법원 2026. 2. 12. 선고 2025구합54304 판결) 각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인용하였습니다.
- 행정처리 방향: 고용노동부는 반복적이거나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신고는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필요한 사건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밝혔습니다.
소규모 사업장 지원 및 행정체계 정비
- 예방교육 확대: 한국고용노동교육원과 함께 운영하는 무료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50인 미만 사업장 중심으로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의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입니다.
- 판단전문위원회 활성화: 전국 지방노동관서의 직장 내 괴롭힘 판단전문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하여 복합적인 사건에 대해서도 일관되고 전문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기업 실무상 시사점
내부 규정 정비
개정 표준취업규칙을 참고하여 조사위원회의 구성, 기피·회피 절차, 행위자인 사용자의 조사 배제 등을 취업규칙과 내부 조사 규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대표이사 등 경영진 관련 신고에 대비하여 외부 전문가·기관을 활용하는 조사 체계를 사전에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사 절차의 점검
개정 매뉴얼이 소개한 판례에 비추어, 신고 접수 시점부터 조사 착수, 조사기간 중 피해자 보호조치,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에 이르는 각 단계를 지체 없이 진행하고 그 경과를 문서화하는 것이 사용자 책임 관리의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명시적 신고가 없더라도 괴롭힘 정황을 인지한 경우 조사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고 오·남용에 대한 대응
근거 없는 반복 신고나 허위 신고가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이 매뉴얼에 수록됨에 따라, 기업으로서는 제도 취지를 벗어난 신고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검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신고를 이유로 한 해고 그 밖의 불리한 처우는 형사처벌 대상이므로(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제109조), 개별 사안에서 신고의 경위와 근거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신중하게 조치 수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